2007년 02월 01일
나는 흑마다 1 (By 영원의 나라/ 파멸의 나라)
와우를 하시는 분들은 대충 아실내용들입니다..
모르시는 분들껜 생소한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잘 모르시겠지만요..
전 모두 이해할수 있는이유는 같은 클래스인 얼라 흑마이고 저랑 같은 특성트리인 파괴흑마였기때문입니다..
이글은 와우 플레이포럼의 사는 게시판에서" 영원의 나라/ 파멸의 나라 "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는 분의 연재글입니다.
논픽션인지 픽션인지 의견들이 분분한데 대부분이 실화에 더 많이 힘을 실어드리고 있네요..
아직 제가 자세히 확인하진 못했지만 사실 실화인지 아닌지보다 이글자체가 저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글을 읽어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것이 중요합니다..
흑마를 하기를 잘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파괴흑마였길 잘했고..더 나아가서는 쟁섭의 만렙흑마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는 흑마다.. 고독하고 외로운 흑마 외길인생이여..
실제로도 나와 같군요.. 고독하게 음악 외길인생을 걸어가고 있는게.. 후후 ..
와우플포 사는 게시판 링크주소입니다..
너무 감동적인 글이라서 몇번을 보구 눈물을 흘리는건지 ㅠ.ㅜ
저는 이것들을 크게 네가지로 분류해보았습니다..
http://www.playforum.net/wow/column.comm?action=read&iid=10151002&kid=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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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오늘도 어김없이 가위에 눌려 잠에서 깼다. 벌써 육개월째.
이불이 두꺼우면 그렇다는 이야기에 얇은 것으로 바꿔보기도 하고,
심지어 아무것도 안 덮고 자기도 했건만, 여전히 나에겐 효과가 없다.
"후....."
어차피 한번 깬 잠은 다시 들기가 어렵다. 특히 가위에 눌려 지금처럼 심장이 곤두박질 칠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는 담뱃갑을 집어들고 담배한가치를 꺼내든다.
컴을 켠다. 그리고 습관처럼 와우를 접속한다.
희뿌연 연기사이로 부캐들과 창고캐 사이에 외롭게 서있는
핑크빛머리의 작디작은 노움여사제가 언제나처럼 멍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가만히 마우스 켜셔를 움직여 클릭해 본다.
( 노움여사제는 잘못 쓰신거라네요-실제로 노움 여사제는 없습니다.이글을 다 보시면은 이해하실수 있습니다. )
랩 1 '영원의나라' ........
갑자기 눈시울이 촉촉해진다.
담배연기가 눈에 들어갔나보다.
"후우......."
잠시만....
잠시만 이대로 있으면 괜찮을꺼야.
아주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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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남
ㅡ 누군가를 보호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내 모든것을 버려서라도 눈물나게 지키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붕대질을 할 망정, 마지막 남은 단 한칸의 엠이라도 모두짜내 치유해주고픈
그런.. 사람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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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다. 그것도 만랩흑마.
왠만한 4대인던 템은 다 갖췄으며, 필드에서 적진영을 만나도 1:1이라면 두렵지 않다.
맨첨에 뾰족귀에 반해서 시작했던 나엘 드루이드는
새끼과부거미 한마리 잡을때마다 엠탐하는 현실이 싫어
그늘숲 한 귀퉁이에서 랩 23에 봉인되었다.
몹 한마리 잡는데 1분이 넘게 걸리니.. 원. -_-
오베때부터 이것저것 다 다뤄봤지만, 흑마만큼 나에게 잘 맞는 직업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유일한 만랩캐는 흑마뿐이다.
이거면 족하다.
휴먼흑마는 만랩이 드물어서 어느인던에서든 대 환영이고,
필드에서 녹템도배 도적과 맞닥뜨리더라도 도트3종세트와 함께 도망다니면
그걸로 충분했다.
더우기 휴먼의 종족특성인 직관력 ㅡ 혹자는 '휴먼의 종족특성은 깻잎간지다' 라고 하지만ㅡ
이건 도적 상대로 그야말로 최고다.
포세이큰의의지라는 황당스킬로 언데도적만날경우엔 종종 눕기도 했지만...
윤회라는 흑마 고유의 스킬은 결국 나를 승리로 이끌곤 했다.
뭐.... 다시붙으면야 지겠지만, 이기고 난 다음엔 바로 그자리를 뜨는 스타일이라. -_-
만랩찍고 4대인던템을 어느정도 갖춘 어느날, 갑자기 재봉이 땡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플포에서 본 주문전문화장갑에 회가 동했나 보다.
'흠.... 코볼트들이 리넨옷감을 많이 줬었지, 아마. -_-?'
나는야 흑마.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냉큼 무두질을 지우고 골드샤이어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아이를 처음 만났다.
2. 보호
ㅡ 누군가를 돌봐준다는 것은
단순히 강한자가 약한이를 지켜주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때론 아주 나약하게 보였던 이의 작은 손길이
어떤 버프보다 강한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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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저러다 쟤 죽는거 아닌가?'
엘윈숲. 개미굴광산앞에 리넨옷감을 모으러 갔던 나에게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코볼트 2마리에게 둘러쌓여서 둔기를 휘두르고 있는 랩 7짜리 사제.
한마리만 먼저 잡은다음, 하급치유를 하고 나머지를 또 잡으면
저랩에 동랩몹 두마리는 그다지 어려운게 아니다.
그런데 이 사제는 움찔움찔거리다가 잠시후 광산 입구쪽으로 마구 뛰기 시작한다.
'.....애드될텐데. -_-'
아니나 다를까. 입구에 있던 랩 7짜리 코볼트 두마리도 그 사제를 인식하고 달려들기 시작한다.
모르긴 몰라도 저 사제, 속으로 죽고싶은 생각 뿐일꺼다.
'음... 도와줄까 말까.'
잠시 고민을 해본다. 남의일에 원체 끼어들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사소한 거지만
그래도 선뜻 나서기가 그렇다.
사제니까 조금은 더 버틸수 있으리라 보고 사태를 관망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저 사제......... 힐을 하질않는다.
도대체 뭘 믿고 저기서 투닥거리는지.
랩 7이면 보호망 배웠을텐데... 일단 그거라도 걸고 몹없는 곳으로 튈 것이지. -_-
"이럇!!! 가자!!"
실제로 이러진 않았다. -_-
단지 공포마를 탄채로 언덕위서 번지를 했을뿐.
떨어지면서 서큐를 공격적으로 전환해놓고
말에서 내림과 동시에 불의비를 날렸다.
몹들이 움찔하면서 나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일단 어그로를 뺏었으니까 성공........ 어??
한마리가 불의비 범위 바깥에 있었나보다.
그놈이 사제를 계속 친다.
내가 어그로를 가져오기전까지
코볼트들에게 다구리를 맞던중이라
피가 너무 적었던 그 사제는 그만 살포시 자리에 눕고 만다.
'에고... 좀만 빨리 뛰어들것을;;'
왠지 미안한 맘이 든다.
내가 해를 끼친것은 아니지만...
같은 진영의 죽음을 곁에서 보는건 여전히 안타깝다.
하물며... 안죽을 수도 있었던 것을. ㅜㅜ
음음... 잠시 고민.
나름대로 죄책감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다가,
퀘를 쬐끔 도와주면
그걸로 내 부담이 사라질 것 같은 생각에
그자리에 앉아서 물빵을 먹으면서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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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그 사제가 무덤에서 뛰어와 부활을 한다.
사제 : "휴... 고맙습니다 ㅜㅜ"
나 : "에고, 아네요. 제대로 도와드리지도 못했는걸요."
사실이다.
구경하느라 가만있지만 않았어도 안죽었을테니까.
나 : "근데 무슨퀘 하고 계세요?"
사제 : "잠시만요...."
뭔가 한참 꾸물꾸물 대는 듯 하더니 이야기를 한다.
사제 : " '코볼트에게 큰양초 8개를 뺏어라.' 라는데요?"
나 : "아......... 네. ^^;"
대답이 꽤나 빨리도 온다. -_-
나 : "파티초대해 주세요. ^^"
사제 : "네? "
나 : "제가 퀘스트 도와드릴테니까, 파티 초대해 달라구요."
사제 : "....;ㅂ;)a"
나 : "..........."
이 사람.......... 중국 교포인가. 말귀를 못알아듣네. -_-
사제 : "저기요... 파티가 뭐죠? ;ㅂ;)a"
나 : "..........."
......갑자기 그냥 도망가 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나 : "음..... 그럼 일단 제가 초대를 할테니까, 수락버튼 누르세요. ^^"
사제 : "네...."
잠시후,
그사람이 파티에 들어온것을 확인하고 말을 해줬다.
나 : "이렇게 함께 팀이된 것을 '파티'라고 해요. "
사제 : "우와!!!! 이런 기능이 있었네요?? "
나 : "그리고 파티끼리 대화를 할땐 /p 이렇게 누르세요. ^^"
파티를 모를정도면...
이사람은 MMORPG는 진짜 생초보란 말이겠지.
나도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디아블로부터 뮤, 리니지까지 잠깐잠깐 손댄 것까지 치면
대략 7~8가지 머드게임은 접해본 것 같다.
흠...... 나이가 어리단 소릴까.
아니면 나이가 아주 많다는 소릴까.
어쩌면 중국이나 미국같은데 사는
교포일지도 모를꺼야. -_-
일단 그 사람을 파티에 넣어놓고 이런저런 설명을 해줬다.
파티챗은 /p, 공개챗은 /1, 일반챗은 /s 등..
사소한거부터 나중에 겜 종료하고
하늘아리를 깔라고까지 다 말해줬다. -_-
나 갑자기 왜이렇게 열성적이 된거지;;;;
단순히 나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때문은 아닌가보다.
왕초보라는 느낌하나에,
왠지 스스로 엄청난 책임감을 느꼈었나;;;
최하급 생명석을 하나만들어서 건냈다.
사제 : "와.. 이거 먹는 건가요?? 꼭 사탕처럼 생겼네요?"
나 : "......................-_-"
나는 몰랐는데, 타직업군이 보면
생석이 진짜로 사탕같이 생기긴 했나보다. -_-
나 : "위급할때 쓰시구요... ^^"
사제 : "네에!! >ㅂ<//"
나 : "일단 양초부터 모아보죠!!! 일단 여기서 잠시 계세요. 절대 저 따라오시면 안되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서큐를 다시 공격적으로 돌려놓고 계속 탭키를 누르며 고통저주를 걸면서
동굴을 한바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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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세요~"
들어와서 불과 수십여초만에
온통 코볼트 밭이 되어버린 광산안을 들어오더니
이 사람, 입을 딱 벌린다.
"와...... 님 정말 강하시네요!!"
...이봐요. 이래뵈도 제가 만랩이거든요.
얘네들은 랩 한자리구요. 이정도는 누구나해요.-_-
라고 내 입에서 말이 흘러나............... 왔을리는 없잖아!! ;ㅁ;
나 : "크흠.... 제가 좀 강하긴 해요. 흑마법사거든요. ^^"
사제 : "우와. 멋있다."
나 : "사실.. 와우에서는 흑마가 제일 강해요."
사제 : "전사나 도적보다도요?"
나 : "당연하죠!! 제가 마법으로 샤샤샥 하면 근처에도 못와요. -_-"
사제 : "아... 정말 최고군요. ;ㅂ;"
나 : "-_-)v"
갑자기... 둘이 수준이 비슷해져 버린 것 같아..
뻥도 칠수록는다더니;;..._| ̄|○
어쨋거나 퀘템을 다 모으고
퀘 완료를 하러 골드샤이어로 향해야 하는데
갑자기 의문이생겼다.
나 : "근데.... 왜 아까 몹들하고 싸울때 치유를안했어요?"
사제 : ".........."
나 : "보호망도 안치고.... 두마리이상 덤비면 위험하다구요"
사제 : "........ㅜㅜ"
나 : "응? 왜요?"
사제 : "없어요. 그런거...ㅠㅠ"
가만.... 최하급 치유는 랩 1때도 있는거 아니었나?;;
글구 랩 7정도면 보호망 배웠을텐데?
내가 본캐가 사제가 아니니 알수가 있나;;
나 : "저기.... 혹시 상급사제한테 사제 기술같은거 배웠어요?"
사제 : "아뇨.....ㅠㅠ"
나 : "끙;;;;; 안배우고 모했어요."
사제 : "배워야 하는 건지 몰랐어요.ㅠㅠ"
이사람은 무슨 말만하면 운다. 에고 답답해라. ;ㅁ;
나 : "저기... 모니터 위에 제 얼굴을 마우스 우측버튼으로 클릭하고 따라가기 해놓으세요."
사제 : "눼...........ㅠㅠ"
골드샤이어로 달렸다.
그리고 여관에 있는 상급사제에게 데려다 줬다.
나 : "여기서 기술을 배우세요"
사제 : "아.... 정말 감사합니다."
나 : "그리고요, 아까 사탕드릴때 돈도 조금 드렸어요. 그거면 충분하실꺼에요."
사제 : "헉........."
훗.. 이제 봤나 보다 s( -_-)r
사제 :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정말 ㅠㅠ"
5골 가지고 이렇게나 감사를 받자니
한편으론 왠지 낯이 후끈거린다. -_-;
사실은 나도 예전에 저랩때 고랩들한테 도움 좀 받았었지...ㅎ
나 : "아참.. 님. 가방은 다 있으세요?"
사제 : "??"
나 : "..............(설마;;; )"
사제 : "가방... 이거 16짜리 말인가요?"
나 : "후우..;;; 잠시만요;; 여기서 기술좀 배우고 계세요. 녹색글씨는 무조건 다배우세요"
사제 : "네...."
나 : "그리고 배운거 영어 p버튼 누르면 뜨니까 그걸 마우스로 '콕'찝어서 밑에 스킬창으로!!"
사제 : "네...."
나 : "그렇게 전부 채워놓으세욧!!! 가따와서 검사할껍니다!! -_-"
사제 : "네....ㅠㅠ"
이래놓고................ 바로 아포로 귀환을했다.
시간이 없으므로... 경매장에가서 리넨을 마구 질렀다. -_-
그리고 재봉갈쳐주는 집으로가서 계속 스킬을 올렸다.
리넨두루마리를 돌린다.
그리고 기술을 배운다 '6칸가방'
맘같아선 14칸 가방까지 배우고 싶었으나... 시간이 너무 걸린다.
다시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고 스톰으로가서 골드샤이어로 뛰었다.
'음.... 사냥이라도 하고있으려나;"
아직까지 상급사제 앞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그사람이 보였다.
나 : "아.. 아직 이곳에 있으셨네요?"
사제 : "여기서 있으라면서요.ㅠㅠ"
나 : ".............-_-;;"
6칸 가방 네개를 건넸다.
사제 : "음.. 이건 모에요?"
나 : "그걸요... 모니터 오른쪽 아래 가방자리 그림있을꺼에요. 거기다 착용하세요."
사제 : "아...... 했어요"
나 : "네개 다 했어요??"
사제 : "네.. 다 넣었어요. ^^"
나 : "그럼... 쉬프트+B를 눌러보세요!!!"
사제 : ".............아!!"
저때 느끼는 기분... 나도 알지. ㅎ
사제 : "정말... 뭐라고 감사를 해야되죠? ㅠㅠ"
나 : "원래 저희썹이 사람들이 다 친절해요. 다른사람이라도 이렇게 해줬을꺼에요. ^^"
뭐.... 사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나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6칸가방 선물로 받고 이런저런 도움 많이 받았으니까.
사제 : "가방을 이럴때 쓰는거였군요. 지금까지 6칸가방 나오면 다 상점에 팔았었는데.ㅎ"
나 : "ㅎㅎㅎㅎㅎ"
사제 : "이 가방.... 정말 잘 쓸께요."
나 : "아휴, 부끄럽게시리;;;;"
갑자기 6칸 가방밖에 못줬다는게 민망해졌다.
솔직히 14칸가방 4개 사줘도 16골정도면 충분한데....
고작 6칸짜리 네개만 주는게 왠지;;
나 : "자 사냥가죠!!! 퀘 모모 남았죠?"
사제 : "저... 저기요."
나 : "네"
사제 : "저.... 오늘은 이만 나가봐야해요.ㅠㅠ"
쩝..... 모처럼 저랩도우미좀 하려고 했더니 벌써 가네.
나 : "아고;; 그러시구나;;;;"
사제 : "근데요.... 혹시...... 내일도 게임 하세요?"
나 : "네..? 네;;;; 저야 매일 하죠;;"
잠시 뜸을 들이던 그 사람이 말을 건넸다.
사제 : "그럼... 내일도 같이 해주시면 안될까요? ㅠㅠ"
퀘 도우미를 다음날까지 이어서 해달란 말인가... -0-;;;
하지만 이상하게 싫지가 않았다.
왠지 어설프게 도와준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고.
나 : "음... 그래요. 그럼 내일 접속하셔서 이 근처에서 사냥하고 계시면 제가 찾아갈께요. ^^"
사제 : "네.....ㅎㅎ"
바로 게임종료를 하지않고
무언가 우물쭈물하던 그 사람이 말을 거낸다.
사제 : "저기... 근데 혹시 '은빛'님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나 : "아..... 네. "
사실, 내 흑마캐릭은 이름이 좀 유치하다. 은빛나래. -_-
사제 : "풉...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
나 : "아휴... 별말씀을요. 뭐 해드린 것도 없는데요. ㅎ"
사실이다. 가방 6칸짜리 달랑 4개 해준거 말고는 없다. -_-
사제 : "이름도 예쁘시고... 정말 친절도 하세요...ㅎ"
나 : "...........-_-;;;;"
왠만하면 이름이야긴 그만 하지..;;;;
사제 : "그럼 저 진짜로 나가볼께요. 오늘 정말 고마왔어요.>ㅁ<"
나 : "네.. 안녕히 가세요. ^^"
사제 : "은빛님 바이요~"
나 : "네..ㅎㅎ"
그사람이 오프라인이 된 것을 확인하고...
닉네임을 친다음 추가 버튼을 눌렀다.
'영원의나라'....
왠지 묘한 느낌이 드는 이름이다. ㅎ
3. 동행
ㅡ 함께 걷는 다는 것은
같은 목표를 향하여 전진한다는 의미 보다는
나혼자가 아닌
내옆에 동반자가 항상 함께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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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영원의나라'님이 게임에 접속하셨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알림소리와 함께
모니터 하단부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사실 오늘은 퇴근을 한뒤에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가서 와우부터 실행시켰다.
행여 나를 기다리다 지쳤을 지도 모르는
그 사제가 자꾸 맘에 걸렸기 때문이다.
'음.......... 아직 안왔네?'
뭐랄까....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조금 아쉬운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행여나 나를 백수나 방학을 맞은 학생정도로 착각을 하고
낮부터 와서 기다리진 않았겠지.
설마. 그치??
흠흠.... 설마가 사람잡는다는데. -_-
스톰윈드 근처에서 영혼조각도 모을겸,
불평임프도 잡을겸 불타는 평원으로 향했다..
.....젝일....임프가 엄따. -_-
불평 임프가 진짜 잡기 쉬운데..ㅠㅠ
그냥 룬옷감 앵벌이나 할겸,
오우거나 때려잡기로 마음먹고
영혼조각 대략 20개쯤 모았을무렵
드디어 친구접속 메세지와 함께 그 사제가 접속한 것이다.
사실, 나는 길드가 없다.
와우 시작전, 예전에 '마X노기'라는 게임에서
너무도 좋은 사람들과 길드활동을 했었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다들 어찌나 그리도 따뜻하고 포근하던지...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무엇을 해도 좋을꺼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일이 다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다.
나로인해 길드내에 작은 파문이 생기는 일이 발생했고,
그 작디작은 파문으로인해
길드는 양쪽으로 분산될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겉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중심에 서있는 나는 모든것을 다 알수있었고
오랜 고민끝에 그곳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리게되었다.
단지, 나의 착각이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그땐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고....
그리고 내가 떠나자 모든일은 순조롭게 풀려나갔다.
이야기가 빗나갔다. -_-
어쨋거나 그래서 난 와우에도 아는사람이 없고
오직 소환수 한마리 데리고
독고다이로 필드에서 떠돌아 다니는 흑마였다.
만약... 내가 흑마를 안했다면 닥솔ㅡ 아니, 사냥꾼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_-
그런 나에게 친구의 접속을 알리는 띵동~소리는
단순한 소리ㅡ 그 이상의 의미였을지도.
'음....... 귓말을 한번 날려볼까. '
.
.
.
.
.
.
안하던 짓 하려니 왠지 낯간지럽다. -_-
일단... 위치가 엘윈숲일테니 무작정 찾아가기로 맘먹고 그리폰위에 올랐다.
==========
내가 도착했을때 이미 그 사제는 솔플중이었다.
어제 갔었던 광산 근처에서 몹을 몇마리 때려잡고는
골드샤이어 상인에게 달려가는 중이었다.
'...........-_-'
내심 미안했다.
여섯칸가방 네개를 안겨주기는 했지만
고작 24칸 늘은것으로 초보유저의 루팅아이템을 소화하기란
사실 얼마나 어려운가.
그리고 상황보니 어제부터 인벤도 안비운 모양.
대장간으로 들어가는 그 사제를 보며
한편으론 좀 더 큰가방을 사주지 못한 나의 서툰친절을
내내 반성하고 있었던 중이었다.
'....응? 지금 뭐하고 있는 걸까?'
진작 수리를 하고 아템정리를 하고 나왔어야 하는데,
벌써 5분째 대장간 안쪽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고있다.
잠시 지켜보다가 말을 걸었다.
나 : "안녕하세요? ㅎㅎ"
사제 : "앗... 은빛님!! ;ㅁ;"
날보더니 매우 당황해 한다.
오호라, 이거 뭔가 있다. -_-
IQ139의 머리를 한번 급하게 회전시켜본다.
1. 대장간에서 왔다갔다 하는 걸로 봐서 장소와 연관이 있다.
2. 대장간에서는 방어구와 무기를 판다.
3. 저 사제에겐 현재 5골드라는 거금이 있다.
'........................질렀구나. -_-'
안봐도 비디오다.
질러놓고 나서 후회되서 다시 물릴려고 보니까 헐값밖에 안쳐줄테고
그래서 어쩔 줄 모르는 거겠지.
그래도 일단 모른척 해주자.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ㅎㅎ"
나의 말에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후훗.. 귀여운 짜식. 보아하니 한참 동생뻘인가 보다.
하는짓이 많이 순진해 보인다.
"저기..... 그게효.... ;ㅅ;"
오호라. 이친구는 당황하면 끝자가 ㅎ으로 바뀌는 습관도 있군. ㅡ 일단 체크.
"괜찮아요, 말해보세요. ^^"
질러봤자 여기서 파는건 고작 무기쯤일텐데..
1~2골이나 썼겠니.
괜찮아, 다 질렀어도 형아가 다시 챙겨줄께.ㅎㅎ
"....................ㅠㅠ"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 사제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어저께 은빛님이 주신 사탕을... "
응? -_-?
"...................흑.............. 제가 그만 팔아버렸나봐요. 죄송해효..ㅠㅠ"
....-_-
가만있자.... 지금 나 이상황.. 웃어야되는걸까??? -_-;;;;;
4. 친구
ㅡ 낯선 어떤이에게
처음으로 친근함을 가지게 되는 순간은
나와 닮은
아주 사소한 공통점을 알게됐을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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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1. 흑마의 생석은 접속종료후 약 15분 이후면 사라진다.
2. 저 사제는 어제 저녁 이후 지금 처음 접속이다.
결론 : 당연히 생석은 사라지고 없다. -_-
.
.
.
지금 인벤을 정리하다 생석이 사라진것을 발견하고는 자신이 팔아버렸다고 믿는 사제를보며
난 잠시(그야말로 아주 잠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을 했다.
"음.... 저기요"
"....눼. ㅠ_ㅠ"
"그거 접속 종료하면 원래 사라지는데요 -_-"
"네??"
그 말을 끝으로 우리 둘다 한 30초간 아무 말도 없었다.
대장간 NPC의 쨍쨍거리는 망치질 소리만 들릴뿐 지나가는 저랩 한명 없다.
음.... 침묵이 길군.
뭔가 말을 하긴 해야하는데;;
"저기요.."
"저기요.."
우리둘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
.
.
워...... 민망. -_-
쫌만 말 안하고 더 버텨볼껄.
"ㅎㅎ"
나는 참지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은, 모니터 앞에 나 역시 웃고 있었다.
생석이 사라진걸 걱정하는 모습.. 얼마나 순수하고 귀여운가. ㅎ
"왜 웃어효... 난 은빛님이 주신 사탕을 나도모르게 팔아버린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ㅠㅠ"
....이봐요. 당신이 내 입장 되봐봐. 안웃게 생겼나 ;ㅂ;
"그거요... 제가 또 만들어 드리면 되죠. 자 봐봐요."
나는 P버튼을 눌러서 최하급 생명석 창조스킬을 눌렀다.
특유의 모션과 함께 생석을 만드는 나의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있는 사제에게
거래창을 열어 생석을 하나 건넸다.
"와... 진짜 또 있네요"
"아끼지 말고 먹어요. 내가 쓰면 바로바로 만들어 줄테니까 ㅎ"
문득 예전 생각이 났다.
랩이 33쯤이었을까.
아라시 고원에서 공주연퀘를 할때 '미즈라엘의결정'을 모으는 퀘스트가 있었다.
지도 맨 서북쪽끝의 동굴에서 마른수염코볼트를 잡아서 결정 12개를 모으는 거였는데
이게 생각보다 참 힘들었다.
몹의 랩이 나랑 비슷해서 1:1로 붙다가 애드가 되면
순식간에 3:1정도가 되고 얼마안되서 눕기 일쑤였는데
설상가상으로 그 옆엔 호드 마을이 같이 있었다. -_-
몹을 잡기만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언데드 도적.
순식간에 내 모니터를 회색으로 물들여 버리는 무시무시한 해골랩들에게
내 불쌍한 캐릭터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시체를 찾으러 뛰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퀘만 포기하면 간단한 일이었을텐데
너무 많이 죽어서 더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때에도
나는 오로지 퀘를 미뤄두고 다른지역 퀘를 하다가 틈만나면 다시오곤 했다.
설상가상으로 퀘템도 무지하게 안나왔다.
50대 후반랩때 여명에서 설인을 잡아서 얻는 퀘템....(뭐였는지 기억안난다;;)
그거보다 더 안나왔던것 같다. -_-
한 일주일을 그 퀘스트만 했던 것 같다.
4개만 퀘템을 더 모으면 완료를 할 수 있던 어느날
그날도 어김없이 호드에게 (그날은 주수리였다-_-)
난 또 유령이 되어서 부유해야만 했다.
주술사의 토템이 어찌나 무섭던지
(그시절 나는 주술사가 토템을 뽑아서 던지는 걸로 생각하기도 했다. -_-)
내가 마법을 시전하기만 하면 뭔가 '텅' 하는 소리와 함께 시전도 취소되있고
어느새 누워있곤 했었다.
.
.
.
"후.... 진짜 힘들어서 못하겠다....ㅠㅠ"
최대한 몸이 안보이게 바위뒤에서 부활하여
숨어서 피와 엠을 조금씩 채워가고 있을무렵
저 앞에서 두눈에 불을 켜고 무시무시한 황소가 대따시만한 도끼를 들고
나를 향해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걸렸구나.ㅠㅠ'
자리에서 일어나 반항할 생각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서 하얀 호랑이 한마리가 나타나서 그 황소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엇?"
그와 동시에 어디선가 날아가는 은색 빛깔의 마법
잠시 움찔움찔하던 그 검은 황소괴물은 (호드분들 죄송합니다.ㅠㅠ)
하얀호랑이의 공격에 어쩔 줄 모르더니
잠시후 바닥에 누워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큰귀를 흔들흔들하며 어느샌가 나타난 나이트 엘프사냥꾼과
작은 노움법사...
아.. 이들이 나를 지켜준 것이구나.
"흑........... 정말 감사해요 ㅠㅠ"
뒷골목 깡패들에게 3:1로 마구 두들겨맞고 있을때
경찰아저씨가 나타나서 그 깡패들을 다 쫓아내준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길가다가 100골을 주웠어도 그때처럼 기쁘진 않았을 것이다.
"저 호드시키, 꼭 퀘스트하는 저랩들만 건드리네. -_-"
"진짜. 개념을 오그리마에 두고왔나봐."
"..........."
오그리마가 뭘까. -_-
어쨋든 그 둘은 위험하다며
나에게 퀘스트 결정을 모을때까지 호위를 서주겠다고 했다.
"아... 정말 감사드려요."
순식간에 퀘스트는 완료가 됐고 재차 고맙다고 말하는 나에게 법사는 이야기를 했다.
"님, 물빵필요하세요?"
"....네?"
어느샌가 거래창이 뜨고 그곳엔 '창조된음료'와 '빵'이 거래창 가득 있었다.
맙소사... 이 많은걸 내가 받아도 될까.
"받으세요. ^^"
"아... 이 많은 걸....ㅠㅠ"
"괜찮아요. 필요하시면 더 드릴께요"
"헉.... 아네요. 충분해요."
이거면 저 일주일은 먹고도 남아요.
정말 고맙습니다. 흑. 진짜 친절하시군요. ㅜㅜ
그 두분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퀘를 완료하러 임시주둔지 방향으로 뛰어오면서
나는 몇번이고 인벤을 열어서 물빵을 확인하곤 했다.
어찌나 기뻤던지....
다른 퀘스트를 하면서도 나는 몇개안남은 메론쥬스을 먼저 먹으며
물하고 빵을 아껴두고 보기만해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건 아껴두리라.
최소한 일주일은 두고두고 먹으리라.
그리고.......
다음날 내가 접속했을때 사라져버린 물빵의 빈자리를 보며
너무나도 놀라서 한동안 아무일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동안 망연자실 하여
아무일도 할 수가 없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
.
.
.
"영원님!!"
나는 힘있게 사제의 이름을 불렀다.
"네."
"우리 퀘스트 하러가요. 제가 오늘 진짜 확실하게 도와드릴께요."
"와.... 정말요?"
"네. 오늘은 랩 두자리 찍게 해드릴께요. ㅎㅎ"
잠시동안의 상념을 뒤로하고
한동안 잊고있었던 나의 저랩시절의 기억을 되살려준 그 사제에게
어느덧 나도 모르게 조금씩 빠져들고 있었다.
================
p.s 아주 오래전..
아라시고원에서 저를 도와주셨던 "00큐피트"님과
이름은 잘 기억안나지만 물빵을 건네주셨던 작은 노움법사님....
이자리를 빌어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했어요...
....물빵은 단 한개도 못먹었지만. ㅠㅠ
5. Leading
ㅡ 온라인 게임의 좋은 점중 하나는
새롭게 랩 1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이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그곳에서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
내가 키우기에 따라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으니까.
적어도... 내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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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앗!! 저기 저기 허수아비가 막 덤벼들어요!! ;ㅁ;"
"................-_-"
어제부로 엘윈숲퀘스트를 대강 마무리하고(버스를 태워준뒤)
서부몰락지대로 넘어왔다.
근데 그다지 랩업속도가 빠르진 않다.
어제 랩 12까지 찍어줬건만.... 오늘은 겨우 1업한게 전부다. -_-
"아우!!! 그니까 내가 몇번을 말해요!! 혼자다니지 말라구!!"
".........신기하게 생겨서..... ;ㅂ;)a"
모르긴 몰라도 버스태워주는데도 이렇게 랩업이 느린 사람도
진짜 찾아보기 힘들것이다. -_-
나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잔소리를 시작했다.
"뭐가 신기해요!!!! 골렘 따위가!! -_-)+"
"...........;ㅂ;)a"
"바람정령이 뭐가 신기하고 해안가에 널려있는 멀록따위가 도대체 뭐가 신기해욧! -_-)++"
"...........뭐가 아옳옳옳 거리길래....;ㅂ;)a"
"그리고 아까 데피아즈단 강도한테는 왜 가서 말걸었어요!!? -_-)+++"
"..........걔는 정말.... 나쁜놈인지 몰랐어효 ㅜㅜ"
"복면했잖아요!!! 그거 보면 척하니 나쁜놈인줄 알아봐야지!!!"
".....아... 그렇구나. 앞으론 진짜로 조심할께요..ㅠㅠ"
사실 그렇게 말해놓고도
억지라는 건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안다.
'바람정령.... 서부에선 진짜 신기한 몹이긴 해.-_-'
'음.... 멀록이 귀엽긴 하지.'
그 아옳옳옳 하는 울음소리란게 사람의 심금을 울리지 않는가.
그리고, 복면이 다 나쁜놈이면
아이언포지에 넘쳐나는 도적들은
모조리........................몹이란 말인가 -0- ;;;;
"어쨋거나!!! 내 근처에서 절대 떨어지지 마세요!!"
"눼....ㅜㅜ"
"그렇게 바짝붙지 말고 쫌 뒤에 떨어져서욧!!! 몹이 달려들잖아욧!!"
"헉... 네....."
내 윽박지름에 옆에 바싹 붙어있던 이 사제는
뒷걸음질로 저 멀리 간다.
"누가 그렇게 멀리까지 가래욧!!! 어느정도만 뒤에 가야지!! -_-^"
"잘못했어요. ;ㅁ;"
"........."
완전 애키우는 엄마가 된 심정이다. 도대체 몇살일까. -_-
내 소환수 중에 임프는 피의서약 사거리가 20m이다.
즉, 내 소환수근처에 있기만 하면 파티원의 체력이 42포인트가 늘기때문에
저랩때는 임프만 있어도 피가 4~5배 이상 뻥튀기가 되는 것이다.
(저랩때 기초체력이 대강 100쯤인데, 임프가 주는 뽀나스체력은 500정도다. -_-)
물론, 몹몰이 하기전에 사제근처에 임프를 주차시켜놓고
나 혼자 몹들사이로 뛰어들어도 되지만...
조금만 나하고 떨어져도 불안해하는 사제는
금새 내곁으로 쪼르르 쫓아오곤 했다. -_-
예를 들어보자.
임프의 버프거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 피가 뻥튀기 된다.
만피상태에서 피통만 이따시만큼 커지는 거다.
그럼 내 파티창에 사제의 피가 1/5밖에 안남은 걸로 보인다.
사제 죽는줄 알고 몹잡다 말고 부랴부랴 뛰어오면
이 사제는 예의 그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아무 일도 없이 서있다. -_-
"나한테서 딱 20미터!!! 19미터, 21미터 그런거 없어욧!! 딱 20미터뒤에 있어욧!!! -_-)++"
나의 윽박(?)은 계속 되었다.
이런저런 연퀘를 정신없이 마무리하고 퀘 반납을 하러 감시의 언덕쪽으로 가면서
사제가 상당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근데요, 은빛님."
"네 -_-"
"우리 안쉬고 이렇게 하루종일 몹만 잡아야 되요? ;ㅁ;"
"네 -_-"
"흑.... 나 한시간있음 또 게임 못하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뛰어다니기만 하네요.ㅠㅠ"
"......."
이 사제에 대해서 알게 된 것중 하나는
밤 11시면 무조건 컴을 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접속도 밤 7~8시 정도는 되야 하니, 나랑은 하루 3~4시간 밖에 같이 못한다는 소리.
그래서 내린 결론이 그것이었다.
내일은 토요일이니, (우리회사는 주 5일 근무다)
일찌감치 일어나서 재봉으로 허접한 방어구나마 갖춰주자.
벤퀘를 가서 '석탄지팡이'를 안겨주자.
내가 언제까지나 천년만년 같이 다닐 것도 아니고
내가 없어지더라도 최소한 자기 앞가림은 할 줄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아니, 계속 같이 다닌다손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야근이라도 하거나
어디 지방 출장이라도 가면 어찌할 것인가.
호랑이는 자기 새끼를 절벽에서 떨어뜨린다음
살아난 자식만을 키운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 혼자 살아남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나중에 어떻게 이렇게도 험난한 와우의 세계에서(더구나 전쟁썹이다. -_-)
버텨나갈 수 있겠는가.
이렇게 스스로를 다짐시키며 어떻게든 오늘 랩 15까지 만들려고
그렇게 억지를써가며 광랩을 시켰던 것이다.
진짜 저랩과 단둘이 인던 한바퀴 돌려면 2시간 안팎은 예상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애드가 될지 모르기때문에
죽기라도 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더구나 스톰윈드와 아포사이를 몇번이나 왕복해서 퀘를 받아야하기때문에
내일은 벤퀘만 돌기도 정말 빠듯한 시간이다.
벤퀘 최소랩이 15만 아니었어도 좋을텐데...ㅜㅜ
.
.
.
.
"은빛님!!!!"
".....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세요?"
"아..;;"
"칫칫.... 옆에서 계속 불러도 모르고. -_-"
좀전까지 옆에서 징징대던 사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어느새 개구장이의 모습으로 폴짝폴짝 뛰면서 있는 모습은
꼭 막내동생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흠..... 그럼 또 사냥갈까요?"
"아휴.. 쫌만 쉬면 안대효? ;ㅅ;"
"안돼요. -_-"
".......;ㅂ;)a"
아주 난처하거나 곤란하면 습관처럼 나오는 ' ;ㅂ;)a ' <==== 바로 이 표정!!
아는게 ㅠㅠ 랑 그거 두개밖에 없어선지... 난처하면 꼭 그런표정을 짓곤 한다.
흠.... 마음이 좀 약해지려고 한다. -_-;;;
"은빛님!!!"
"네?"
"엄살 안부릴께효. 가요. ㅎㅎ"
"괜찮겠어요? 오늘 너무 오래뛰긴 한것 같은데...."
사실 쫌 미안하긴 했다.
"아네요. 사실은 좀 어리광 좀 부리고 싶었었어요. 별로 안힘들어요. >ㅂ<"
.....오호. 새로운 이모티콘이다. -_-
"그럼 가요. 내일은 신기한데 데려가 줄께요. ㅎ"
"와!! 정말요??"
"네. 기대하셔도 좋아요. ^^"
"신난다!!! 아싸!!! >ㅂ<"
그땐 정말 몰랐었다.
작은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운명을 만든다는 걸..
6. First
ㅡ 처음이란
뭐든지 가슴을 뛰게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랑도 그렇다.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조건도 필요치 않다.
==========================
"따르르르릉~~"
침대 머리맡에 자명종이 언제나처럼 나를 깨운다.
언제나처럼 잠결에 자명종을 찾아 손을 뻗은뒤에
자명종을 집고 이불속에 넣고 꼬옥 끌어안는다.
경험상 이러면 소리가 잘 안들린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ㅎ
"딱 5분만.....음냐..."
잠결에 이상한 생각이 든다.
오늘은 토요일.
즐거운 토요일.
회사를 안나가도 되고, 짜파게티를 끓여먹어도 된다.
....아, 짜파게티는 일요일이구나. -_-
"헉!! 맞다"
그제서야 왜 어제 잘 때 자명종을 맞춰놓았는지 생각이 났다.
부랴부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서 자명종을 끄고
컴부터 부팅시켰다.
졸린눈을 비벼가며 칫솔을 입에 물고 오늘 하루 스케줄을 생각해본다.
일단 경매장을 뒤져가며 리넨옷감, 비단옷감, 마법옷감, 룬무늬옷감을 질러야한다.
이번주내내 틈만나면 재봉을 올리기 위해 옷감들을 지르긴 했었는데
아직은 택도없는 양일 것이다.
"후..... 14칸 가방 만들기가 쉬운일이 아니구나."
입안가득 치약거품을 뱉고 물을 잔뜩 머금어 입안을 행군다.
어제도 내내 마법옷감과 룬옷감을 질러댔지만
이따 저녁까지 14칸 가방 을 만들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사실 경매장에서 14칸 가방 4개를 질러봤자
12골 안팎이면 뒤집어 쓴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
.
.
.
.
"은빛님, 그런데 흑마법사는 가방도 마법으로 만드는 거에요?"
".........-_-"
"후아!! 진짜 흑마가 제일 이네요. 가방도 막 만들고."
"음... 그게 흑마가 만들기도 하는데... "
"근데요?"
백성의 민병대퀘 3차를 하기위해 데피아즈단 소굴을 잿더미로 만들고
잠시 엠탐을 하고 있는 내게 뜬금없이 질문이 날아왔다.
......왠지 사실대로 말해주기 싫다. -_-
"하하하!! 그러니까... 이건 아주 능력있는 흑마만 만드는 거에요."
"아...."
오오.... 믿는다. +_+
"어설픈 만랩들은 절대 못만들죠.-_-"
"그렇군요.... "
"이게 도안도 배워야하고, 옷감도 있어야하고..... 보통 힘든게 아니거든요."
...그게 힘들면 채광이랑 무두는 죽어야되는데. -_-
"역시 은빛님은 대단하세효. 'ㅁ' "
훗.... 별말씀을. -_-;;
"은빛님은 이름도 예쁘고, 얼굴도 이쁘고, 가방도 만드는군요!! 'ㅁ'"
"음... 음.... 그게 틀린이야기는 아닌데.. 왠만하면 이름 이야긴 좀 빼고...-_-"
아놔... 그렇게 진지한 눈빛으로 이름예쁘다고 좀 하지마세요.ㅠㅠ
다른 이름 지어서 부캐 새로 키울까보다.ㅜㅜ
"그럼 가방만 만드는 거에요?"
"아뇨, 옷도 만들수 있고 신발도 만들수 있어요."
"와!! 진짜요?"
점점 이야기가 이상한 데로 흘러간다.
이런... 이러다가 지금 만들어 보라고 하면 곤란한데 -_-;;;
"근데 아직 영원님 랩이 넘 낮아서 제가 만들어드려도 못입어요. ㅎ"
"그렇구나..... 뉴_ㅠ"
급하게 문제발생 요소는 없앴지만....
사람 맘 약해지게시리 또 운다.;;;
뭔가 위로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후딱 랩업하세요. 그럼 제가 다 만들어 드릴께요."
"와!! 진짜효??"
"그럼요. ㅎ"
거짓말도 할수록 는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후딱 재봉 숙련도 올려야겠다.
"우히. 그럼 나중에 저도 고랩되면 '은빛나래표' 옷이랑 가방 가지는 거네효?"
"하하하하하.... 당연하..... "
가... 가만있자. 은빛나래표....
이거 뭔가 중요한 걸 잊은 것 같은데.....-_-?
그랬다.
인던 아이템파밍의 기본은 14칸가방 네개 싹 다 비우고 출발하는 것.
이것저것 다 가지고 오고싶은 초보의 기본심리상
루팅하다가 인벤이 가득차서 못먹는 아이템이 있을경우엔
설령 그것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회색 돌맹이라도 안타까운 법.
정리하자면
※ 당초의 계획
1. 벤퀘가기전 경매장에서 14칸 가방을 산다.
2. 선물로 주고 벤퀘를 돈다.
3. 녹템 가득가득먹고 기쁨가득, 행복두배.
이거였는데.....
1. 벤퀘가기전 경매장에서 14칸 가방을 산다. <===== 삐!!! 제작자 이름나온다.
..........................-_-;
안돼... 오늘 저녁때까지 무슨일이 있어도 14칸 가방까지 만들수 있는 숙련을 올려야 돼.ㅠㅠ
이래서 아침 꼭두새벽부터 나와서 경매질을 시작해야 했던 것이다.
정신없는 하루가 시작이 됐다.
리넨 두루마리를 만든다.
비단 두루마리를 만든다.
마법 두루마리를 만든다.
룬무늬 두루마리를 만든다.
후아.... 돈이 팍팍 줄어간다.
사방팔방에 있는 재봉의 대가들를 찾아다닌다.
이것저것 정신없이 만들고 상점에 팔고 반복적인 재봉숙련 올리기가 계속된다.
경매장서 지른 14칸 룬매듭가방 도안, 제작 요구 숙련도는 245.....
아직 갈길이 멀다.
내가 와우를 시작한 이래로, 오늘처럼 무언가를 위해서 열심히 뛰어본 적이 있었던가.
누가 재촉한 것도,
엄청난 댓가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14칸 가방을 목표로 밥먹는 것도 잊은채 하루종일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이제 얼마 안남았어. 조금만 더....'
.
.
.
.
.
.
"받으세요. ^^"
"헉..... 이거 저 주시는 거에요?"
어느덧 7시가 되고 나는 서부몰락지대로 건너가
오늘 땀의 산물인 '은빛나래표' 14칸 가방 네개를 건넸다.
"가방 다 바꾸시고 컨트롤+B 눌러보세요."
"..........와....ㅠㅠ"
6칸가방에서 14칸가방으로 늘렸을때의 감동....
모니터 절반을 가득채우는 비어있는 인벤의 모습...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정말 모를 것이다.
"너무 고마와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요.ㅠㅠ"
"잠깐이면 만드는데요, 뭘."
환하게 웃고있는 사제의 등뒤로 서부몰락지대에 석양이 진다.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생각을 했다.
죽음의폐광이라는 아주 거대한 괴물을 앞에 두고
아주 잠시, 우리 둘다 아무말도 없이 석양을 보고 그렇게 앉아있었다.
모르시는 분들껜 생소한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잘 모르시겠지만요..
전 모두 이해할수 있는이유는 같은 클래스인 얼라 흑마이고 저랑 같은 특성트리인 파괴흑마였기때문입니다..
이글은 와우 플레이포럼의 사는 게시판에서" 영원의 나라/ 파멸의 나라 "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는 분의 연재글입니다.
논픽션인지 픽션인지 의견들이 분분한데 대부분이 실화에 더 많이 힘을 실어드리고 있네요..
아직 제가 자세히 확인하진 못했지만 사실 실화인지 아닌지보다 이글자체가 저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글을 읽어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것이 중요합니다..
흑마를 하기를 잘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파괴흑마였길 잘했고..더 나아가서는 쟁섭의 만렙흑마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는 흑마다.. 고독하고 외로운 흑마 외길인생이여..
실제로도 나와 같군요.. 고독하게 음악 외길인생을 걸어가고 있는게.. 후후 ..
와우플포 사는 게시판 링크주소입니다..
너무 감동적인 글이라서 몇번을 보구 눈물을 흘리는건지 ㅠ.ㅜ
저는 이것들을 크게 네가지로 분류해보았습니다..
http://www.playforum.net/wow/column.comm?action=read&iid=10151002&kid=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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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오늘도 어김없이 가위에 눌려 잠에서 깼다. 벌써 육개월째.
이불이 두꺼우면 그렇다는 이야기에 얇은 것으로 바꿔보기도 하고,
심지어 아무것도 안 덮고 자기도 했건만, 여전히 나에겐 효과가 없다.
"후....."
어차피 한번 깬 잠은 다시 들기가 어렵다. 특히 가위에 눌려 지금처럼 심장이 곤두박질 칠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는 담뱃갑을 집어들고 담배한가치를 꺼내든다.
컴을 켠다. 그리고 습관처럼 와우를 접속한다.
희뿌연 연기사이로 부캐들과 창고캐 사이에 외롭게 서있는
핑크빛머리의 작디작은 노움여사제가 언제나처럼 멍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가만히 마우스 켜셔를 움직여 클릭해 본다.
( 노움여사제는 잘못 쓰신거라네요-실제로 노움 여사제는 없습니다.이글을 다 보시면은 이해하실수 있습니다. )
랩 1 '영원의나라' ........
갑자기 눈시울이 촉촉해진다.
담배연기가 눈에 들어갔나보다.
"후우......."
잠시만....
잠시만 이대로 있으면 괜찮을꺼야.
아주 잠시만....
==========================
1. 만남
ㅡ 누군가를 보호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내 모든것을 버려서라도 눈물나게 지키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붕대질을 할 망정, 마지막 남은 단 한칸의 엠이라도 모두짜내 치유해주고픈
그런.. 사람이있었다.
==========================
나는 흑마다. 그것도 만랩흑마.
왠만한 4대인던 템은 다 갖췄으며, 필드에서 적진영을 만나도 1:1이라면 두렵지 않다.
맨첨에 뾰족귀에 반해서 시작했던 나엘 드루이드는
새끼과부거미 한마리 잡을때마다 엠탐하는 현실이 싫어
그늘숲 한 귀퉁이에서 랩 23에 봉인되었다.
몹 한마리 잡는데 1분이 넘게 걸리니.. 원. -_-
오베때부터 이것저것 다 다뤄봤지만, 흑마만큼 나에게 잘 맞는 직업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유일한 만랩캐는 흑마뿐이다.
이거면 족하다.
휴먼흑마는 만랩이 드물어서 어느인던에서든 대 환영이고,
필드에서 녹템도배 도적과 맞닥뜨리더라도 도트3종세트와 함께 도망다니면
그걸로 충분했다.
더우기 휴먼의 종족특성인 직관력 ㅡ 혹자는 '휴먼의 종족특성은 깻잎간지다' 라고 하지만ㅡ
이건 도적 상대로 그야말로 최고다.
포세이큰의의지라는 황당스킬로 언데도적만날경우엔 종종 눕기도 했지만...
윤회라는 흑마 고유의 스킬은 결국 나를 승리로 이끌곤 했다.
뭐.... 다시붙으면야 지겠지만, 이기고 난 다음엔 바로 그자리를 뜨는 스타일이라. -_-
만랩찍고 4대인던템을 어느정도 갖춘 어느날, 갑자기 재봉이 땡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플포에서 본 주문전문화장갑에 회가 동했나 보다.
'흠.... 코볼트들이 리넨옷감을 많이 줬었지, 아마. -_-?'
나는야 흑마.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냉큼 무두질을 지우고 골드샤이어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아이를 처음 만났다.
2. 보호
ㅡ 누군가를 돌봐준다는 것은
단순히 강한자가 약한이를 지켜주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때론 아주 나약하게 보였던 이의 작은 손길이
어떤 버프보다 강한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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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저러다 쟤 죽는거 아닌가?'
엘윈숲. 개미굴광산앞에 리넨옷감을 모으러 갔던 나에게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코볼트 2마리에게 둘러쌓여서 둔기를 휘두르고 있는 랩 7짜리 사제.
한마리만 먼저 잡은다음, 하급치유를 하고 나머지를 또 잡으면
저랩에 동랩몹 두마리는 그다지 어려운게 아니다.
그런데 이 사제는 움찔움찔거리다가 잠시후 광산 입구쪽으로 마구 뛰기 시작한다.
'.....애드될텐데. -_-'
아니나 다를까. 입구에 있던 랩 7짜리 코볼트 두마리도 그 사제를 인식하고 달려들기 시작한다.
모르긴 몰라도 저 사제, 속으로 죽고싶은 생각 뿐일꺼다.
'음... 도와줄까 말까.'
잠시 고민을 해본다. 남의일에 원체 끼어들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사소한 거지만
그래도 선뜻 나서기가 그렇다.
사제니까 조금은 더 버틸수 있으리라 보고 사태를 관망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저 사제......... 힐을 하질않는다.
도대체 뭘 믿고 저기서 투닥거리는지.
랩 7이면 보호망 배웠을텐데... 일단 그거라도 걸고 몹없는 곳으로 튈 것이지. -_-
"이럇!!! 가자!!"
실제로 이러진 않았다. -_-
단지 공포마를 탄채로 언덕위서 번지를 했을뿐.
떨어지면서 서큐를 공격적으로 전환해놓고
말에서 내림과 동시에 불의비를 날렸다.
몹들이 움찔하면서 나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일단 어그로를 뺏었으니까 성공........ 어??
한마리가 불의비 범위 바깥에 있었나보다.
그놈이 사제를 계속 친다.
내가 어그로를 가져오기전까지
코볼트들에게 다구리를 맞던중이라
피가 너무 적었던 그 사제는 그만 살포시 자리에 눕고 만다.
'에고... 좀만 빨리 뛰어들것을;;'
왠지 미안한 맘이 든다.
내가 해를 끼친것은 아니지만...
같은 진영의 죽음을 곁에서 보는건 여전히 안타깝다.
하물며... 안죽을 수도 있었던 것을. ㅜㅜ
음음... 잠시 고민.
나름대로 죄책감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다가,
퀘를 쬐끔 도와주면
그걸로 내 부담이 사라질 것 같은 생각에
그자리에 앉아서 물빵을 먹으면서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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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그 사제가 무덤에서 뛰어와 부활을 한다.
사제 : "휴... 고맙습니다 ㅜㅜ"
나 : "에고, 아네요. 제대로 도와드리지도 못했는걸요."
사실이다.
구경하느라 가만있지만 않았어도 안죽었을테니까.
나 : "근데 무슨퀘 하고 계세요?"
사제 : "잠시만요...."
뭔가 한참 꾸물꾸물 대는 듯 하더니 이야기를 한다.
사제 : " '코볼트에게 큰양초 8개를 뺏어라.' 라는데요?"
나 : "아......... 네. ^^;"
대답이 꽤나 빨리도 온다. -_-
나 : "파티초대해 주세요. ^^"
사제 : "네? "
나 : "제가 퀘스트 도와드릴테니까, 파티 초대해 달라구요."
사제 : "....;ㅂ;)a"
나 : "..........."
이 사람.......... 중국 교포인가. 말귀를 못알아듣네. -_-
사제 : "저기요... 파티가 뭐죠? ;ㅂ;)a"
나 : "..........."
......갑자기 그냥 도망가 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나 : "음..... 그럼 일단 제가 초대를 할테니까, 수락버튼 누르세요. ^^"
사제 : "네...."
잠시후,
그사람이 파티에 들어온것을 확인하고 말을 해줬다.
나 : "이렇게 함께 팀이된 것을 '파티'라고 해요. "
사제 : "우와!!!! 이런 기능이 있었네요?? "
나 : "그리고 파티끼리 대화를 할땐 /p 이렇게 누르세요. ^^"
파티를 모를정도면...
이사람은 MMORPG는 진짜 생초보란 말이겠지.
나도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디아블로부터 뮤, 리니지까지 잠깐잠깐 손댄 것까지 치면
대략 7~8가지 머드게임은 접해본 것 같다.
흠...... 나이가 어리단 소릴까.
아니면 나이가 아주 많다는 소릴까.
어쩌면 중국이나 미국같은데 사는
교포일지도 모를꺼야. -_-
일단 그 사람을 파티에 넣어놓고 이런저런 설명을 해줬다.
파티챗은 /p, 공개챗은 /1, 일반챗은 /s 등..
사소한거부터 나중에 겜 종료하고
하늘아리를 깔라고까지 다 말해줬다. -_-
나 갑자기 왜이렇게 열성적이 된거지;;;;
단순히 나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때문은 아닌가보다.
왕초보라는 느낌하나에,
왠지 스스로 엄청난 책임감을 느꼈었나;;;
최하급 생명석을 하나만들어서 건냈다.
사제 : "와.. 이거 먹는 건가요?? 꼭 사탕처럼 생겼네요?"
나 : "......................-_-"
나는 몰랐는데, 타직업군이 보면
생석이 진짜로 사탕같이 생기긴 했나보다. -_-
나 : "위급할때 쓰시구요... ^^"
사제 : "네에!! >ㅂ<//"
나 : "일단 양초부터 모아보죠!!! 일단 여기서 잠시 계세요. 절대 저 따라오시면 안되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서큐를 다시 공격적으로 돌려놓고 계속 탭키를 누르며 고통저주를 걸면서
동굴을 한바퀴 돌았다.
================
"들어오세요~"
들어와서 불과 수십여초만에
온통 코볼트 밭이 되어버린 광산안을 들어오더니
이 사람, 입을 딱 벌린다.
"와...... 님 정말 강하시네요!!"
...이봐요. 이래뵈도 제가 만랩이거든요.
얘네들은 랩 한자리구요. 이정도는 누구나해요.-_-
라고 내 입에서 말이 흘러나............... 왔을리는 없잖아!! ;ㅁ;
나 : "크흠.... 제가 좀 강하긴 해요. 흑마법사거든요. ^^"
사제 : "우와. 멋있다."
나 : "사실.. 와우에서는 흑마가 제일 강해요."
사제 : "전사나 도적보다도요?"
나 : "당연하죠!! 제가 마법으로 샤샤샥 하면 근처에도 못와요. -_-"
사제 : "아... 정말 최고군요. ;ㅂ;"
나 : "-_-)v"
갑자기... 둘이 수준이 비슷해져 버린 것 같아..
뻥도 칠수록는다더니;;..._| ̄|○
어쨋거나 퀘템을 다 모으고
퀘 완료를 하러 골드샤이어로 향해야 하는데
갑자기 의문이생겼다.
나 : "근데.... 왜 아까 몹들하고 싸울때 치유를안했어요?"
사제 : ".........."
나 : "보호망도 안치고.... 두마리이상 덤비면 위험하다구요"
사제 : "........ㅜㅜ"
나 : "응? 왜요?"
사제 : "없어요. 그런거...ㅠㅠ"
가만.... 최하급 치유는 랩 1때도 있는거 아니었나?;;
글구 랩 7정도면 보호망 배웠을텐데?
내가 본캐가 사제가 아니니 알수가 있나;;
나 : "저기.... 혹시 상급사제한테 사제 기술같은거 배웠어요?"
사제 : "아뇨.....ㅠㅠ"
나 : "끙;;;;; 안배우고 모했어요."
사제 : "배워야 하는 건지 몰랐어요.ㅠㅠ"
이사람은 무슨 말만하면 운다. 에고 답답해라. ;ㅁ;
나 : "저기... 모니터 위에 제 얼굴을 마우스 우측버튼으로 클릭하고 따라가기 해놓으세요."
사제 : "눼...........ㅠㅠ"
골드샤이어로 달렸다.
그리고 여관에 있는 상급사제에게 데려다 줬다.
나 : "여기서 기술을 배우세요"
사제 : "아.... 정말 감사합니다."
나 : "그리고요, 아까 사탕드릴때 돈도 조금 드렸어요. 그거면 충분하실꺼에요."
사제 : "헉........."
훗.. 이제 봤나 보다 s( -_-)r
사제 :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정말 ㅠㅠ"
5골 가지고 이렇게나 감사를 받자니
한편으론 왠지 낯이 후끈거린다. -_-;
사실은 나도 예전에 저랩때 고랩들한테 도움 좀 받았었지...ㅎ
나 : "아참.. 님. 가방은 다 있으세요?"
사제 : "??"
나 : "..............(설마;;; )"
사제 : "가방... 이거 16짜리 말인가요?"
나 : "후우..;;; 잠시만요;; 여기서 기술좀 배우고 계세요. 녹색글씨는 무조건 다배우세요"
사제 : "네...."
나 : "그리고 배운거 영어 p버튼 누르면 뜨니까 그걸 마우스로 '콕'찝어서 밑에 스킬창으로!!"
사제 : "네...."
나 : "그렇게 전부 채워놓으세욧!!! 가따와서 검사할껍니다!! -_-"
사제 : "네....ㅠㅠ"
이래놓고................ 바로 아포로 귀환을했다.
시간이 없으므로... 경매장에가서 리넨을 마구 질렀다. -_-
그리고 재봉갈쳐주는 집으로가서 계속 스킬을 올렸다.
리넨두루마리를 돌린다.
그리고 기술을 배운다 '6칸가방'
맘같아선 14칸 가방까지 배우고 싶었으나... 시간이 너무 걸린다.
다시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고 스톰으로가서 골드샤이어로 뛰었다.
'음.... 사냥이라도 하고있으려나;"
아직까지 상급사제 앞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그사람이 보였다.
나 : "아.. 아직 이곳에 있으셨네요?"
사제 : "여기서 있으라면서요.ㅠㅠ"
나 : ".............-_-;;"
6칸 가방 네개를 건넸다.
사제 : "음.. 이건 모에요?"
나 : "그걸요... 모니터 오른쪽 아래 가방자리 그림있을꺼에요. 거기다 착용하세요."
사제 : "아...... 했어요"
나 : "네개 다 했어요??"
사제 : "네.. 다 넣었어요. ^^"
나 : "그럼... 쉬프트+B를 눌러보세요!!!"
사제 : ".............아!!"
저때 느끼는 기분... 나도 알지. ㅎ
사제 : "정말... 뭐라고 감사를 해야되죠? ㅠㅠ"
나 : "원래 저희썹이 사람들이 다 친절해요. 다른사람이라도 이렇게 해줬을꺼에요. ^^"
뭐.... 사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나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6칸가방 선물로 받고 이런저런 도움 많이 받았으니까.
사제 : "가방을 이럴때 쓰는거였군요. 지금까지 6칸가방 나오면 다 상점에 팔았었는데.ㅎ"
나 : "ㅎㅎㅎㅎㅎ"
사제 : "이 가방.... 정말 잘 쓸께요."
나 : "아휴, 부끄럽게시리;;;;"
갑자기 6칸 가방밖에 못줬다는게 민망해졌다.
솔직히 14칸가방 4개 사줘도 16골정도면 충분한데....
고작 6칸짜리 네개만 주는게 왠지;;
나 : "자 사냥가죠!!! 퀘 모모 남았죠?"
사제 : "저... 저기요."
나 : "네"
사제 : "저.... 오늘은 이만 나가봐야해요.ㅠㅠ"
쩝..... 모처럼 저랩도우미좀 하려고 했더니 벌써 가네.
나 : "아고;; 그러시구나;;;;"
사제 : "근데요.... 혹시...... 내일도 게임 하세요?"
나 : "네..? 네;;;; 저야 매일 하죠;;"
잠시 뜸을 들이던 그 사람이 말을 건넸다.
사제 : "그럼... 내일도 같이 해주시면 안될까요? ㅠㅠ"
퀘 도우미를 다음날까지 이어서 해달란 말인가... -0-;;;
하지만 이상하게 싫지가 않았다.
왠지 어설프게 도와준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고.
나 : "음... 그래요. 그럼 내일 접속하셔서 이 근처에서 사냥하고 계시면 제가 찾아갈께요. ^^"
사제 : "네.....ㅎㅎ"
바로 게임종료를 하지않고
무언가 우물쭈물하던 그 사람이 말을 거낸다.
사제 : "저기... 근데 혹시 '은빛'님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나 : "아..... 네. "
사실, 내 흑마캐릭은 이름이 좀 유치하다. 은빛나래. -_-
사제 : "풉...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
나 : "아휴... 별말씀을요. 뭐 해드린 것도 없는데요. ㅎ"
사실이다. 가방 6칸짜리 달랑 4개 해준거 말고는 없다. -_-
사제 : "이름도 예쁘시고... 정말 친절도 하세요...ㅎ"
나 : "...........-_-;;;;"
왠만하면 이름이야긴 그만 하지..;;;;
사제 : "그럼 저 진짜로 나가볼께요. 오늘 정말 고마왔어요.>ㅁ<"
나 : "네.. 안녕히 가세요. ^^"
사제 : "은빛님 바이요~"
나 : "네..ㅎㅎ"
그사람이 오프라인이 된 것을 확인하고...
닉네임을 친다음 추가 버튼을 눌렀다.
'영원의나라'....
왠지 묘한 느낌이 드는 이름이다. ㅎ
3. 동행
ㅡ 함께 걷는 다는 것은
같은 목표를 향하여 전진한다는 의미 보다는
나혼자가 아닌
내옆에 동반자가 항상 함께 한다는 뜻이다.
==========================
"띵동~"
'영원의나라'님이 게임에 접속하셨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알림소리와 함께
모니터 하단부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사실 오늘은 퇴근을 한뒤에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가서 와우부터 실행시켰다.
행여 나를 기다리다 지쳤을 지도 모르는
그 사제가 자꾸 맘에 걸렸기 때문이다.
'음.......... 아직 안왔네?'
뭐랄까....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조금 아쉬운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행여나 나를 백수나 방학을 맞은 학생정도로 착각을 하고
낮부터 와서 기다리진 않았겠지.
설마. 그치??
흠흠.... 설마가 사람잡는다는데. -_-
스톰윈드 근처에서 영혼조각도 모을겸,
불평임프도 잡을겸 불타는 평원으로 향했다..
.....젝일....임프가 엄따. -_-
불평 임프가 진짜 잡기 쉬운데..ㅠㅠ
그냥 룬옷감 앵벌이나 할겸,
오우거나 때려잡기로 마음먹고
영혼조각 대략 20개쯤 모았을무렵
드디어 친구접속 메세지와 함께 그 사제가 접속한 것이다.
사실, 나는 길드가 없다.
와우 시작전, 예전에 '마X노기'라는 게임에서
너무도 좋은 사람들과 길드활동을 했었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다들 어찌나 그리도 따뜻하고 포근하던지...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무엇을 해도 좋을꺼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일이 다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다.
나로인해 길드내에 작은 파문이 생기는 일이 발생했고,
그 작디작은 파문으로인해
길드는 양쪽으로 분산될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겉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중심에 서있는 나는 모든것을 다 알수있었고
오랜 고민끝에 그곳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리게되었다.
단지, 나의 착각이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그땐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고....
그리고 내가 떠나자 모든일은 순조롭게 풀려나갔다.
이야기가 빗나갔다. -_-
어쨋거나 그래서 난 와우에도 아는사람이 없고
오직 소환수 한마리 데리고
독고다이로 필드에서 떠돌아 다니는 흑마였다.
만약... 내가 흑마를 안했다면 닥솔ㅡ 아니, 사냥꾼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_-
그런 나에게 친구의 접속을 알리는 띵동~소리는
단순한 소리ㅡ 그 이상의 의미였을지도.
'음....... 귓말을 한번 날려볼까. '
.
.
.
.
.
.
안하던 짓 하려니 왠지 낯간지럽다. -_-
일단... 위치가 엘윈숲일테니 무작정 찾아가기로 맘먹고 그리폰위에 올랐다.
==========
내가 도착했을때 이미 그 사제는 솔플중이었다.
어제 갔었던 광산 근처에서 몹을 몇마리 때려잡고는
골드샤이어 상인에게 달려가는 중이었다.
'...........-_-'
내심 미안했다.
여섯칸가방 네개를 안겨주기는 했지만
고작 24칸 늘은것으로 초보유저의 루팅아이템을 소화하기란
사실 얼마나 어려운가.
그리고 상황보니 어제부터 인벤도 안비운 모양.
대장간으로 들어가는 그 사제를 보며
한편으론 좀 더 큰가방을 사주지 못한 나의 서툰친절을
내내 반성하고 있었던 중이었다.
'....응? 지금 뭐하고 있는 걸까?'
진작 수리를 하고 아템정리를 하고 나왔어야 하는데,
벌써 5분째 대장간 안쪽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고있다.
잠시 지켜보다가 말을 걸었다.
나 : "안녕하세요? ㅎㅎ"
사제 : "앗... 은빛님!! ;ㅁ;"
날보더니 매우 당황해 한다.
오호라, 이거 뭔가 있다. -_-
IQ139의 머리를 한번 급하게 회전시켜본다.
1. 대장간에서 왔다갔다 하는 걸로 봐서 장소와 연관이 있다.
2. 대장간에서는 방어구와 무기를 판다.
3. 저 사제에겐 현재 5골드라는 거금이 있다.
'........................질렀구나. -_-'
안봐도 비디오다.
질러놓고 나서 후회되서 다시 물릴려고 보니까 헐값밖에 안쳐줄테고
그래서 어쩔 줄 모르는 거겠지.
그래도 일단 모른척 해주자.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ㅎㅎ"
나의 말에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후훗.. 귀여운 짜식. 보아하니 한참 동생뻘인가 보다.
하는짓이 많이 순진해 보인다.
"저기..... 그게효.... ;ㅅ;"
오호라. 이친구는 당황하면 끝자가 ㅎ으로 바뀌는 습관도 있군. ㅡ 일단 체크.
"괜찮아요, 말해보세요. ^^"
질러봤자 여기서 파는건 고작 무기쯤일텐데..
1~2골이나 썼겠니.
괜찮아, 다 질렀어도 형아가 다시 챙겨줄께.ㅎㅎ
"....................ㅠㅠ"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 사제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어저께 은빛님이 주신 사탕을... "
응? -_-?
"...................흑.............. 제가 그만 팔아버렸나봐요. 죄송해효..ㅠㅠ"
....-_-
가만있자.... 지금 나 이상황.. 웃어야되는걸까??? -_-;;;;;
4. 친구
ㅡ 낯선 어떤이에게
처음으로 친근함을 가지게 되는 순간은
나와 닮은
아주 사소한 공통점을 알게됐을때이다.
==========================
잠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1. 흑마의 생석은 접속종료후 약 15분 이후면 사라진다.
2. 저 사제는 어제 저녁 이후 지금 처음 접속이다.
결론 : 당연히 생석은 사라지고 없다. -_-
.
.
.
지금 인벤을 정리하다 생석이 사라진것을 발견하고는 자신이 팔아버렸다고 믿는 사제를보며
난 잠시(그야말로 아주 잠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을 했다.
"음.... 저기요"
"....눼. ㅠ_ㅠ"
"그거 접속 종료하면 원래 사라지는데요 -_-"
"네??"
그 말을 끝으로 우리 둘다 한 30초간 아무 말도 없었다.
대장간 NPC의 쨍쨍거리는 망치질 소리만 들릴뿐 지나가는 저랩 한명 없다.
음.... 침묵이 길군.
뭔가 말을 하긴 해야하는데;;
"저기요.."
"저기요.."
우리둘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
.
.
워...... 민망. -_-
쫌만 말 안하고 더 버텨볼껄.
"ㅎㅎ"
나는 참지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은, 모니터 앞에 나 역시 웃고 있었다.
생석이 사라진걸 걱정하는 모습.. 얼마나 순수하고 귀여운가. ㅎ
"왜 웃어효... 난 은빛님이 주신 사탕을 나도모르게 팔아버린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ㅠㅠ"
....이봐요. 당신이 내 입장 되봐봐. 안웃게 생겼나 ;ㅂ;
"그거요... 제가 또 만들어 드리면 되죠. 자 봐봐요."
나는 P버튼을 눌러서 최하급 생명석 창조스킬을 눌렀다.
특유의 모션과 함께 생석을 만드는 나의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있는 사제에게
거래창을 열어 생석을 하나 건넸다.
"와... 진짜 또 있네요"
"아끼지 말고 먹어요. 내가 쓰면 바로바로 만들어 줄테니까 ㅎ"
문득 예전 생각이 났다.
랩이 33쯤이었을까.
아라시 고원에서 공주연퀘를 할때 '미즈라엘의결정'을 모으는 퀘스트가 있었다.
지도 맨 서북쪽끝의 동굴에서 마른수염코볼트를 잡아서 결정 12개를 모으는 거였는데
이게 생각보다 참 힘들었다.
몹의 랩이 나랑 비슷해서 1:1로 붙다가 애드가 되면
순식간에 3:1정도가 되고 얼마안되서 눕기 일쑤였는데
설상가상으로 그 옆엔 호드 마을이 같이 있었다. -_-
몹을 잡기만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언데드 도적.
순식간에 내 모니터를 회색으로 물들여 버리는 무시무시한 해골랩들에게
내 불쌍한 캐릭터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시체를 찾으러 뛰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퀘만 포기하면 간단한 일이었을텐데
너무 많이 죽어서 더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때에도
나는 오로지 퀘를 미뤄두고 다른지역 퀘를 하다가 틈만나면 다시오곤 했다.
설상가상으로 퀘템도 무지하게 안나왔다.
50대 후반랩때 여명에서 설인을 잡아서 얻는 퀘템....(뭐였는지 기억안난다;;)
그거보다 더 안나왔던것 같다. -_-
한 일주일을 그 퀘스트만 했던 것 같다.
4개만 퀘템을 더 모으면 완료를 할 수 있던 어느날
그날도 어김없이 호드에게 (그날은 주수리였다-_-)
난 또 유령이 되어서 부유해야만 했다.
주술사의 토템이 어찌나 무섭던지
(그시절 나는 주술사가 토템을 뽑아서 던지는 걸로 생각하기도 했다. -_-)
내가 마법을 시전하기만 하면 뭔가 '텅' 하는 소리와 함께 시전도 취소되있고
어느새 누워있곤 했었다.
.
.
.
"후.... 진짜 힘들어서 못하겠다....ㅠㅠ"
최대한 몸이 안보이게 바위뒤에서 부활하여
숨어서 피와 엠을 조금씩 채워가고 있을무렵
저 앞에서 두눈에 불을 켜고 무시무시한 황소가 대따시만한 도끼를 들고
나를 향해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걸렸구나.ㅠㅠ'
자리에서 일어나 반항할 생각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서 하얀 호랑이 한마리가 나타나서 그 황소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엇?"
그와 동시에 어디선가 날아가는 은색 빛깔의 마법
잠시 움찔움찔하던 그 검은 황소괴물은 (호드분들 죄송합니다.ㅠㅠ)
하얀호랑이의 공격에 어쩔 줄 모르더니
잠시후 바닥에 누워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큰귀를 흔들흔들하며 어느샌가 나타난 나이트 엘프사냥꾼과
작은 노움법사...
아.. 이들이 나를 지켜준 것이구나.
"흑........... 정말 감사해요 ㅠㅠ"
뒷골목 깡패들에게 3:1로 마구 두들겨맞고 있을때
경찰아저씨가 나타나서 그 깡패들을 다 쫓아내준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길가다가 100골을 주웠어도 그때처럼 기쁘진 않았을 것이다.
"저 호드시키, 꼭 퀘스트하는 저랩들만 건드리네. -_-"
"진짜. 개념을 오그리마에 두고왔나봐."
"..........."
오그리마가 뭘까. -_-
어쨋든 그 둘은 위험하다며
나에게 퀘스트 결정을 모을때까지 호위를 서주겠다고 했다.
"아... 정말 감사드려요."
순식간에 퀘스트는 완료가 됐고 재차 고맙다고 말하는 나에게 법사는 이야기를 했다.
"님, 물빵필요하세요?"
"....네?"
어느샌가 거래창이 뜨고 그곳엔 '창조된음료'와 '빵'이 거래창 가득 있었다.
맙소사... 이 많은걸 내가 받아도 될까.
"받으세요. ^^"
"아... 이 많은 걸....ㅠㅠ"
"괜찮아요. 필요하시면 더 드릴께요"
"헉.... 아네요. 충분해요."
이거면 저 일주일은 먹고도 남아요.
정말 고맙습니다. 흑. 진짜 친절하시군요. ㅜㅜ
그 두분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퀘를 완료하러 임시주둔지 방향으로 뛰어오면서
나는 몇번이고 인벤을 열어서 물빵을 확인하곤 했다.
어찌나 기뻤던지....
다른 퀘스트를 하면서도 나는 몇개안남은 메론쥬스을 먼저 먹으며
물하고 빵을 아껴두고 보기만해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건 아껴두리라.
최소한 일주일은 두고두고 먹으리라.
그리고.......
다음날 내가 접속했을때 사라져버린 물빵의 빈자리를 보며
너무나도 놀라서 한동안 아무일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동안 망연자실 하여
아무일도 할 수가 없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
.
.
.
"영원님!!"
나는 힘있게 사제의 이름을 불렀다.
"네."
"우리 퀘스트 하러가요. 제가 오늘 진짜 확실하게 도와드릴께요."
"와.... 정말요?"
"네. 오늘은 랩 두자리 찍게 해드릴께요. ㅎㅎ"
잠시동안의 상념을 뒤로하고
한동안 잊고있었던 나의 저랩시절의 기억을 되살려준 그 사제에게
어느덧 나도 모르게 조금씩 빠져들고 있었다.
================
p.s 아주 오래전..
아라시고원에서 저를 도와주셨던 "00큐피트"님과
이름은 잘 기억안나지만 물빵을 건네주셨던 작은 노움법사님....
이자리를 빌어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했어요...
....물빵은 단 한개도 못먹었지만. ㅠㅠ
5. Leading
ㅡ 온라인 게임의 좋은 점중 하나는
새롭게 랩 1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이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그곳에서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
내가 키우기에 따라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으니까.
적어도... 내겐 그랬다.
==========================
"앗앗!! 저기 저기 허수아비가 막 덤벼들어요!! ;ㅁ;"
"................-_-"
어제부로 엘윈숲퀘스트를 대강 마무리하고(버스를 태워준뒤)
서부몰락지대로 넘어왔다.
근데 그다지 랩업속도가 빠르진 않다.
어제 랩 12까지 찍어줬건만.... 오늘은 겨우 1업한게 전부다. -_-
"아우!!! 그니까 내가 몇번을 말해요!! 혼자다니지 말라구!!"
".........신기하게 생겨서..... ;ㅂ;)a"
모르긴 몰라도 버스태워주는데도 이렇게 랩업이 느린 사람도
진짜 찾아보기 힘들것이다. -_-
나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잔소리를 시작했다.
"뭐가 신기해요!!!! 골렘 따위가!! -_-)+"
"...........;ㅂ;)a"
"바람정령이 뭐가 신기하고 해안가에 널려있는 멀록따위가 도대체 뭐가 신기해욧! -_-)++"
"...........뭐가 아옳옳옳 거리길래....;ㅂ;)a"
"그리고 아까 데피아즈단 강도한테는 왜 가서 말걸었어요!!? -_-)+++"
"..........걔는 정말.... 나쁜놈인지 몰랐어효 ㅜㅜ"
"복면했잖아요!!! 그거 보면 척하니 나쁜놈인줄 알아봐야지!!!"
".....아... 그렇구나. 앞으론 진짜로 조심할께요..ㅠㅠ"
사실 그렇게 말해놓고도
억지라는 건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안다.
'바람정령.... 서부에선 진짜 신기한 몹이긴 해.-_-'
'음.... 멀록이 귀엽긴 하지.'
그 아옳옳옳 하는 울음소리란게 사람의 심금을 울리지 않는가.
그리고, 복면이 다 나쁜놈이면
아이언포지에 넘쳐나는 도적들은
모조리........................몹이란 말인가 -0- ;;;;
"어쨋거나!!! 내 근처에서 절대 떨어지지 마세요!!"
"눼....ㅜㅜ"
"그렇게 바짝붙지 말고 쫌 뒤에 떨어져서욧!!! 몹이 달려들잖아욧!!"
"헉... 네....."
내 윽박지름에 옆에 바싹 붙어있던 이 사제는
뒷걸음질로 저 멀리 간다.
"누가 그렇게 멀리까지 가래욧!!! 어느정도만 뒤에 가야지!! -_-^"
"잘못했어요. ;ㅁ;"
"........."
완전 애키우는 엄마가 된 심정이다. 도대체 몇살일까. -_-
내 소환수 중에 임프는 피의서약 사거리가 20m이다.
즉, 내 소환수근처에 있기만 하면 파티원의 체력이 42포인트가 늘기때문에
저랩때는 임프만 있어도 피가 4~5배 이상 뻥튀기가 되는 것이다.
(저랩때 기초체력이 대강 100쯤인데, 임프가 주는 뽀나스체력은 500정도다. -_-)
물론, 몹몰이 하기전에 사제근처에 임프를 주차시켜놓고
나 혼자 몹들사이로 뛰어들어도 되지만...
조금만 나하고 떨어져도 불안해하는 사제는
금새 내곁으로 쪼르르 쫓아오곤 했다. -_-
예를 들어보자.
임프의 버프거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 피가 뻥튀기 된다.
만피상태에서 피통만 이따시만큼 커지는 거다.
그럼 내 파티창에 사제의 피가 1/5밖에 안남은 걸로 보인다.
사제 죽는줄 알고 몹잡다 말고 부랴부랴 뛰어오면
이 사제는 예의 그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고
아무 일도 없이 서있다. -_-
"나한테서 딱 20미터!!! 19미터, 21미터 그런거 없어욧!! 딱 20미터뒤에 있어욧!!! -_-)++"
나의 윽박(?)은 계속 되었다.
이런저런 연퀘를 정신없이 마무리하고 퀘 반납을 하러 감시의 언덕쪽으로 가면서
사제가 상당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근데요, 은빛님."
"네 -_-"
"우리 안쉬고 이렇게 하루종일 몹만 잡아야 되요? ;ㅁ;"
"네 -_-"
"흑.... 나 한시간있음 또 게임 못하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뛰어다니기만 하네요.ㅠㅠ"
"......."
이 사제에 대해서 알게 된 것중 하나는
밤 11시면 무조건 컴을 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접속도 밤 7~8시 정도는 되야 하니, 나랑은 하루 3~4시간 밖에 같이 못한다는 소리.
그래서 내린 결론이 그것이었다.
내일은 토요일이니, (우리회사는 주 5일 근무다)
일찌감치 일어나서 재봉으로 허접한 방어구나마 갖춰주자.
벤퀘를 가서 '석탄지팡이'를 안겨주자.
내가 언제까지나 천년만년 같이 다닐 것도 아니고
내가 없어지더라도 최소한 자기 앞가림은 할 줄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아니, 계속 같이 다닌다손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야근이라도 하거나
어디 지방 출장이라도 가면 어찌할 것인가.
호랑이는 자기 새끼를 절벽에서 떨어뜨린다음
살아난 자식만을 키운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 혼자 살아남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나중에 어떻게 이렇게도 험난한 와우의 세계에서(더구나 전쟁썹이다. -_-)
버텨나갈 수 있겠는가.
이렇게 스스로를 다짐시키며 어떻게든 오늘 랩 15까지 만들려고
그렇게 억지를써가며 광랩을 시켰던 것이다.
진짜 저랩과 단둘이 인던 한바퀴 돌려면 2시간 안팎은 예상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애드가 될지 모르기때문에
죽기라도 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더구나 스톰윈드와 아포사이를 몇번이나 왕복해서 퀘를 받아야하기때문에
내일은 벤퀘만 돌기도 정말 빠듯한 시간이다.
벤퀘 최소랩이 15만 아니었어도 좋을텐데...ㅜㅜ
.
.
.
.
"은빛님!!!!"
".....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세요?"
"아..;;"
"칫칫.... 옆에서 계속 불러도 모르고. -_-"
좀전까지 옆에서 징징대던 사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어느새 개구장이의 모습으로 폴짝폴짝 뛰면서 있는 모습은
꼭 막내동생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흠..... 그럼 또 사냥갈까요?"
"아휴.. 쫌만 쉬면 안대효? ;ㅅ;"
"안돼요. -_-"
".......;ㅂ;)a"
아주 난처하거나 곤란하면 습관처럼 나오는 ' ;ㅂ;)a ' <==== 바로 이 표정!!
아는게 ㅠㅠ 랑 그거 두개밖에 없어선지... 난처하면 꼭 그런표정을 짓곤 한다.
흠.... 마음이 좀 약해지려고 한다. -_-;;;
"은빛님!!!"
"네?"
"엄살 안부릴께효. 가요. ㅎㅎ"
"괜찮겠어요? 오늘 너무 오래뛰긴 한것 같은데...."
사실 쫌 미안하긴 했다.
"아네요. 사실은 좀 어리광 좀 부리고 싶었었어요. 별로 안힘들어요. >ㅂ<"
.....오호. 새로운 이모티콘이다. -_-
"그럼 가요. 내일은 신기한데 데려가 줄께요. ㅎ"
"와!! 정말요??"
"네. 기대하셔도 좋아요. ^^"
"신난다!!! 아싸!!! >ㅂ<"
그땐 정말 몰랐었다.
작은것들이 하나하나 모여 운명을 만든다는 걸..
6. First
ㅡ 처음이란
뭐든지 가슴을 뛰게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랑도 그렇다.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조건도 필요치 않다.
==========================
"따르르르릉~~"
침대 머리맡에 자명종이 언제나처럼 나를 깨운다.
언제나처럼 잠결에 자명종을 찾아 손을 뻗은뒤에
자명종을 집고 이불속에 넣고 꼬옥 끌어안는다.
경험상 이러면 소리가 잘 안들린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ㅎ
"딱 5분만.....음냐..."
잠결에 이상한 생각이 든다.
오늘은 토요일.
즐거운 토요일.
회사를 안나가도 되고, 짜파게티를 끓여먹어도 된다.
....아, 짜파게티는 일요일이구나. -_-
"헉!! 맞다"
그제서야 왜 어제 잘 때 자명종을 맞춰놓았는지 생각이 났다.
부랴부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서 자명종을 끄고
컴부터 부팅시켰다.
졸린눈을 비벼가며 칫솔을 입에 물고 오늘 하루 스케줄을 생각해본다.
일단 경매장을 뒤져가며 리넨옷감, 비단옷감, 마법옷감, 룬무늬옷감을 질러야한다.
이번주내내 틈만나면 재봉을 올리기 위해 옷감들을 지르긴 했었는데
아직은 택도없는 양일 것이다.
"후..... 14칸 가방 만들기가 쉬운일이 아니구나."
입안가득 치약거품을 뱉고 물을 잔뜩 머금어 입안을 행군다.
어제도 내내 마법옷감과 룬옷감을 질러댔지만
이따 저녁까지 14칸 가방 을 만들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사실 경매장에서 14칸 가방 4개를 질러봤자
12골 안팎이면 뒤집어 쓴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
.
.
.
.
"은빛님, 그런데 흑마법사는 가방도 마법으로 만드는 거에요?"
".........-_-"
"후아!! 진짜 흑마가 제일 이네요. 가방도 막 만들고."
"음... 그게 흑마가 만들기도 하는데... "
"근데요?"
백성의 민병대퀘 3차를 하기위해 데피아즈단 소굴을 잿더미로 만들고
잠시 엠탐을 하고 있는 내게 뜬금없이 질문이 날아왔다.
......왠지 사실대로 말해주기 싫다. -_-
"하하하!! 그러니까... 이건 아주 능력있는 흑마만 만드는 거에요."
"아...."
오오.... 믿는다. +_+
"어설픈 만랩들은 절대 못만들죠.-_-"
"그렇군요.... "
"이게 도안도 배워야하고, 옷감도 있어야하고..... 보통 힘든게 아니거든요."
...그게 힘들면 채광이랑 무두는 죽어야되는데. -_-
"역시 은빛님은 대단하세효. 'ㅁ' "
훗.... 별말씀을. -_-;;
"은빛님은 이름도 예쁘고, 얼굴도 이쁘고, 가방도 만드는군요!! 'ㅁ'"
"음... 음.... 그게 틀린이야기는 아닌데.. 왠만하면 이름 이야긴 좀 빼고...-_-"
아놔... 그렇게 진지한 눈빛으로 이름예쁘다고 좀 하지마세요.ㅠㅠ
다른 이름 지어서 부캐 새로 키울까보다.ㅜㅜ
"그럼 가방만 만드는 거에요?"
"아뇨, 옷도 만들수 있고 신발도 만들수 있어요."
"와!! 진짜요?"
점점 이야기가 이상한 데로 흘러간다.
이런... 이러다가 지금 만들어 보라고 하면 곤란한데 -_-;;;
"근데 아직 영원님 랩이 넘 낮아서 제가 만들어드려도 못입어요. ㅎ"
"그렇구나..... 뉴_ㅠ"
급하게 문제발생 요소는 없앴지만....
사람 맘 약해지게시리 또 운다.;;;
뭔가 위로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후딱 랩업하세요. 그럼 제가 다 만들어 드릴께요."
"와!! 진짜효??"
"그럼요. ㅎ"
거짓말도 할수록 는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후딱 재봉 숙련도 올려야겠다.
"우히. 그럼 나중에 저도 고랩되면 '은빛나래표' 옷이랑 가방 가지는 거네효?"
"하하하하하.... 당연하..... "
가... 가만있자. 은빛나래표....
이거 뭔가 중요한 걸 잊은 것 같은데.....-_-?
그랬다.
인던 아이템파밍의 기본은 14칸가방 네개 싹 다 비우고 출발하는 것.
이것저것 다 가지고 오고싶은 초보의 기본심리상
루팅하다가 인벤이 가득차서 못먹는 아이템이 있을경우엔
설령 그것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회색 돌맹이라도 안타까운 법.
정리하자면
※ 당초의 계획
1. 벤퀘가기전 경매장에서 14칸 가방을 산다.
2. 선물로 주고 벤퀘를 돈다.
3. 녹템 가득가득먹고 기쁨가득, 행복두배.
이거였는데.....
1. 벤퀘가기전 경매장에서 14칸 가방을 산다. <===== 삐!!! 제작자 이름나온다.
..........................-_-;
안돼... 오늘 저녁때까지 무슨일이 있어도 14칸 가방까지 만들수 있는 숙련을 올려야 돼.ㅠㅠ
이래서 아침 꼭두새벽부터 나와서 경매질을 시작해야 했던 것이다.
정신없는 하루가 시작이 됐다.
리넨 두루마리를 만든다.
비단 두루마리를 만든다.
마법 두루마리를 만든다.
룬무늬 두루마리를 만든다.
후아.... 돈이 팍팍 줄어간다.
사방팔방에 있는 재봉의 대가들를 찾아다닌다.
이것저것 정신없이 만들고 상점에 팔고 반복적인 재봉숙련 올리기가 계속된다.
경매장서 지른 14칸 룬매듭가방 도안, 제작 요구 숙련도는 245.....
아직 갈길이 멀다.
내가 와우를 시작한 이래로, 오늘처럼 무언가를 위해서 열심히 뛰어본 적이 있었던가.
누가 재촉한 것도,
엄청난 댓가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14칸 가방을 목표로 밥먹는 것도 잊은채 하루종일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이제 얼마 안남았어. 조금만 더....'
.
.
.
.
.
.
"받으세요. ^^"
"헉..... 이거 저 주시는 거에요?"
어느덧 7시가 되고 나는 서부몰락지대로 건너가
오늘 땀의 산물인 '은빛나래표' 14칸 가방 네개를 건넸다.
"가방 다 바꾸시고 컨트롤+B 눌러보세요."
"..........와....ㅠㅠ"
6칸가방에서 14칸가방으로 늘렸을때의 감동....
모니터 절반을 가득채우는 비어있는 인벤의 모습...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정말 모를 것이다.
"너무 고마와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요.ㅠㅠ"
"잠깐이면 만드는데요, 뭘."
환하게 웃고있는 사제의 등뒤로 서부몰락지대에 석양이 진다.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생각을 했다.
죽음의폐광이라는 아주 거대한 괴물을 앞에 두고
아주 잠시, 우리 둘다 아무말도 없이 석양을 보고 그렇게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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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2/01 16:34 | ♧스크랩 & 뉴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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